1.5군 된 벤투호, 장기적 관점에서 오히려 잘 된 일이다

    기사입력 2018-11-09 05:59:47

    벤투 감독 스포츠조선

    '벤투호 3기'가 1.5군 전력으로 호주 원정을 떠난다.

    벤투호는 오는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17일), 우즈베키스탄(20일)과의 11월 A매치 2연전을 치를 호주 브리즈번으로 날아간다.

    자연스럽게 '플랜 B'가 가동됐다. 이번 명단에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도, '중원의 지휘관' 기성용(뉴캐슬)도 없다. 또 한 명의 주축선수도 낙마했다. 기성용과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됐던 정우영(알 사드)이 발목부상으로 소집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신 주세종(아산)이 대체발탁됐다.

    정우영은 지난달 27일 알 아흘리와의 카타르리그 경기에서 부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선발출전한 뒤 후반 시작하자마자 살렘 알 하리로 교체됐다. 이후 지난 3일 움살랄전에는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전력은 분명 약해졌다. 그러나 오히려 "잘 됐다"라는 평가다. 뉴 페이스들을 대거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자원 중 나상호(광주) 김정민(리퍼링)을 새롭게 발탁했다. 수비진에도 변화를 줬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명단에서 탈락한 권경원(톈진 취안젠)과 20세 이하 대표 이유현(전남)을 호출했다. 또 지난 10월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박지수(경남)도 다시 부름을 받았다.

    사실 벤투 감독은 9월과 10월 A매치에서 테스트와 팀 철학을 다져나가는 것도 중요했지만 좋은 성적을 내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 준비란 명목도 있었지만 한국 축구 팬들에게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기는 것도 중요했다. 다행히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위 우루과이, 12위 칠레 등 강호를 상대해 A매치 4경기에서 무패(2승2무) 행진을 질주했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계랭킹 1위' 독일을 2대0으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벤투호의 호성적까지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 못지 않은 인기를 구가 중이다.

    이유현 김정민 나상호(왼쪽부터). 서울=연합뉴스

    이젠 조금 숨을 돌릴 차례다. 더 많은 자원을 준비시켜 놓아야 내년 1월 UAE아시안컵에서 돌발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안게임 차출과 11월 A매치, 아시안컵 조별리그 1~2차전 결장 카드를 맞바꾼 손흥민이 없는 시간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것이 11월 A매치의 미션 중 하나다.

    또 기성용-정우영 찰떡 조합 외에도 허리를 책임져줄 수 있는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 조합도 테스트할 절호의 찬스다. 수비진도 마찬가지다. '멀티 능력'을 갖춘 장현수가 병역비리로 중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장현수 대체자원' 물색도 필요한 작업 중 하나다.

    새 얼굴이 대거 합류됐고 테스트 성격이 짙은 호주 원정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 2개월 뒤 아시안컵, 더 나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11월 A매치는 벤투 감독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게 다 첫 단추를 잘 끼웠기 때문에 가능해진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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