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전 포함해 닷새간 적응 훈련 후 13일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 일본·호주·쿠바와 경쟁해 조 2위 안에 들면 슈퍼라운드 진출 류중일 감독 "쉬운 팀 없지만…매 경기 최선 다해 일본가는 게 목표" (영종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젊은 패기로 똘똘 뭉친 한국 야구대표팀이 결전의 땅 대만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이 8일 오전 결전지 대만 타이베이로 떠났다. 이른 새벽에 숙소에서 나와 오전 6시 30분께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한 대표팀은 수많은 야구팬의 환대를 받았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늘 하던 이야기지만, 쉬운 팀은 없다. 우선은 (슈퍼라운드가 열리는) 일본에 가는 게 목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올렸다. 지난달 24일 소집된 야구대표팀은 그동안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손발을 맞추며 대회를 준비해왔다. 1일과 2일에는 조별리그에서 만날 상대인 쿠바 야구대표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러 모두 승리하며 자신감을 키웠다. 6일에는 국군체육부대(상무)와 마지막 국내 모의고사를 치렀다. 이날 출국한 야구대표팀은 10일 타이베이에서 대만프로야구팀과 한 차례 연습경기를 치르는 등 닷새간 적응 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13일 오후 7시 30분 타이베이 돔에서 열리는 B조 조별리그 개최국 대만과의 첫 경기로 도전을 시작한다. WBSC 세계 랭킹 상위 12개국이 맞붙는 야구 대제전 프리미어12는 2015년 1회 대회, 2019년 2회 대회에 이어 3번째로 열린다. 2015년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 대역전극을 일궈내며 '도쿄 대첩'을 연출했던 한국 야구대표팀은 초대 챔피언을 차지했다. 2019년 2회 대회 역시 결승전까지 올랐으나 숙적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대회를 '경험의 장'으로 삼고자 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현실적인 목표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4강) 진출이다. 조별리그 B조에 편성된 한국(세계 6위)은 대만(13일·3위), 쿠바(14일·9위), 일본(15일·1위), 도미니카공화국(16일·12위), 호주(18일·15위) 5개 국가와 차례대로 만난다.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되는 조별리그에서 상위 2개 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B조보다 사흘 앞선 10일 조별리그를 시작하는 A조에는 미국(5위), 멕시코(2위), 네덜란드(7위), 베네수엘라(4위), 푸에르토리코(8위), 파나마(10위)가 포진했다. A조 1, 2위와 B조 1, 2위가 격돌하는 슈퍼라운드와 결승전은 21일부터 24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다. 앞서 두 차례 대회에서 우승,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남겼던 한국은 이번 대회는 젊은 선수 위주로 치른다.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 대회를 위한 초석으로 삼고자 한다.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 노시환(이상 한화 이글스), 손주영(LG 트윈스), 구자욱, 원태인, 김지찬, 김영웅(이상 삼성 라이온즈) 등 숱한 선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한 가운데 7일 투수 14명, 포수 2명, 내야수 8명, 외야수 4명으로 구성된 28명의 최종 엔트리를 추렸다. 이번 대표팀의 최대 강점은 강력한 불펜이다. 정해영(KIA 타이거즈), 유영찬(LG), 박영현(kt wiz), 김택연(두산 베어스), 조병현(SSG 랜더스) 등 각 팀에서 주전 마무리로 활약하는 젊은 투수들이 대거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들은 쿠바, 상무와 치른 평가전에서 기대대로 호투를 펼쳤다. 반면 곽빈, 최승용(이상 두산), 고영표(kt), 임찬규(LG) 4명만 남은 선발진은 약점으로 꼽힌다. 타선은 김도영(KIA), 윤동희, 나승엽(이상 롯데), 이주형(키움 히어로즈) 등 재능 있는 젊은 선수와 홍창기, 박동원(이상 LG) 베테랑이 조화를 이룬다. 4bun@yna.co.kr <연합뉴스>
2024-11-08 08:19:46
평가전 포함해 닷새간 적응 훈련 후 13일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 일본·호주·쿠바와 경쟁해 조 2위 안에 들면 슈퍼라운드 진출 (영종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젊은 패기로 똘똘 뭉친 한국 야구대표팀이 결전의 땅 대만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이 8일 대만 타이베이로 떠난다. 지난달 24일 소집된 야구대표팀은 그동안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손발을 맞추며 대회를 준비해왔다. 1일과 2일에는 조별리그에서 만날 상대인 쿠바 야구대표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러 모두 승리하며 자신감을 키웠다. 6일에는 국군체육부대(상무)와 마지막 국내 모의고사를 치렀다. 이날 출국한 야구대표팀은 10일 타이베이에서 대만프로야구팀과 한 차례 연습경기를 치르는 등 닷새 간 적응 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13일 오후 7시 30분 타이베이 돔에서 열리는 B조 조별리그 개최국 대만과의 첫 경기로 도전을 시작한다. WBSC 세계 랭킹 상위 12개국이 맞붙는 야구 대제전 프리미어12는 2015년 1회 대회, 2019년 2회 대회에 이어 3번째로 열린다. 2015년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 대역전극을 일궈내며 '도쿄 대첩'을 연출했던 한국 야구대표팀은 초대 챔피언을 차지했다. 2019년 2회 대회 역시 결승전까지 올랐으나 숙적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대회를 '경험의 장'으로 삼고자 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현실적인 목표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4강) 진출이다. 조별리그 B조에 편성된 한국(세계 6위)은 대만(13일·3위), 쿠바(14일·9위), 일본(15일·1위), 도미니카공화국(16일·12위), 호주(18일·15위) 5개 국가와 차례대로 만난다.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되는 조별리그에서 상위 2개 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B조보다 사흘 앞선 10일 조별리그를 시작하는 A조에는 미국(5위), 멕시코(2위), 네덜란드(7위), 베네수엘라(4위), 푸에르토리코(8위), 파나마(10위)가 포진했다. A조 1, 2위와 B조 1, 2위가 격돌하는 슈퍼라운드와 결승전은 21일부터 24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다. 앞서 두 차례 대회에서 우승,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남겼던 한국은 이번 대회는 젊은 선수 위주로 치른다.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 대회를 위한 초석으로 삼고자 한다.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 노시환(이상 한화 이글스), 손주영(LG 트윈스), 구자욱, 원태인, 김지찬, 김영웅(이상 삼성 라이온즈) 등 숱한 선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한 가운데 7일 투수 14명, 포수 2명, 내야수 8명, 외야수 4명으로 구성된 28명의 최종 엔트리를 추렸다. 이번 대표팀의 최대 강점은 강력한 불펜이다. 정해영(KIA 타이거즈), 유영찬(LG), 박영현(kt wiz), 김택연(두산 베어스), 조병현(SSG 랜더스) 등 각 팀에서 주전 마무리로 활약하는 젊은 투수들이 대거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들은 쿠바, 상무와 치른 평가전에서 기대대로 호투를 펼쳤다. 반면 곽빈, 최승용(이상 두산), 고영표(kt), 임찬규(LG) 4명만 남은 선발진은 약점으로 꼽힌다. 타선은 김도영(KIA), 윤동희, 나승엽(이상 롯데), 이주형(키움 히어로즈) 등 재능 있는 젊은 선수와 홍창기, 박동원(이상 LG) 베테랑이 조화를 이룬다. 4bun@yna.co.kr <연합뉴스>
2024-11-08 08:19:10
두산에 30점이나 주고도 야수를 마운드에 올린 '간 큰 남자' 트럭 시위에도 덤덤…술·담배 대신 긍정에너지로 스트레스 극복 때로는 강하게…8월 16일 LG전 대역전극 만든 '연출된 항의'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이범호(42) 감독은 올 한해 기적 같은 시간을 보냈다. KIA 타격코치로 활동하던 2월 13일 호주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고 이후 수많은 풍파와 위기를 이겨내고 호랑이 군단을 한국시리즈(KS) 왕좌로 이끌었다. 처음 사령탑이 됐을 땐 적은 나이 탓에 '경험이 적고 준비가 덜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주변의 편견과 걱정을 씻어내고 우승팀 리더로 우뚝 섰다. 이범호 감독은 어떻게 취임 약 9개월 만에 우승 감독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이 감독은 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을 찾아 '올 시즌 KIA에 가장 중요했던 7번의 순간'을 복기하며 1년을 되돌아봤다. ◇ 3월 23일 개막전, 역사가 시작된 날 이범호 감독은 부임 39일 만에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다. 광주 기아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4시즌 개막전이었다. 당시 KIA는 접전 끝에 7-5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KIA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개막전 6연패를 끊어냈다. 이범호 감독은 "부임 후 첫 경기였고, 이전까지 매년 개막전에서 패했던 징크스가 있었기에 긴장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당시 경기가 매진됐는데, 이는 내 은퇴식 경기(2019년 7월 13일) 이후 첫 홈 경기 매진 사례였다"며 "팬들이 얼마나 큰 기대를 하고, 얼마나 큰 응원을 보내주시는지 알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과 팬들을 믿고 한 시즌을 꾸려가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던 경기"라고 덧붙였다. ◇ 6월 7일 두산전, 연장전 패배로 2위 추락했지만…긍정의 리더십으로 극복 이범호 감독은 이 경기에서 사령탑 취임 후 처음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KIA는 5-3으로 앞선 7회말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1회말 수비에서 이준영이 김재환에게 끝내기 몸 맞는 공을 던져 5-6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KIA는 치명적인 실책 2개를 범하고 자멸해 LG 트윈스에 1위를 내줬다. 경기 직후 이범호 감독은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소셜미디어에서도 KIA의 추락을 우려하는 글이 도배됐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고, KIA는 나흘 만에 1위로 복귀했다. 이범호 감독은 "9등, 10등으로 떨어진 게 아니지 않았나"라며 "사실 6월에 1, 2위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봤다"고 떠올렸다. 이어 "전체적으로 선수단이 지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다만 허무하게 패했을 때 선수들의 자신감을 지켜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 수습에 집중했고 이 패배로 좌절하거나 걱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범호 감독은 일희일비하지 않는 뚝심 있는 지도자다. 나쁜 기억은 바로 잊어버리고 미래를 생각한다. 스트레스도 잘 받지 않는 편이다. 이범호 감독은 "아버지를 닮아 술·담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긍정적인 사고는 KIA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됐다. ◇ 6월 29일 우천 취소…하늘이 도운 KIA KIA는 6월 2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끔찍한 악몽을 꿨다. 14-1로 앞서다가 계투진이 줄줄이 무너지며 15-15로 겨우 비겼다. 프로야구사에 남을 만한 졸전이었다. 내상은 컸다. KIA는 26일과 27일 롯데에 거푸 졌고 28일 키움전에서도 6-17로 완패했다. 최악의 분위기였다. 이때 단비가 내렸다. 29일 키움전은 우천 취소됐고 30일 열릴 예정이었던 키움과 더블헤더 경기도 모두 비로 쓸려갔다. KIA는 회복할 시간을 벌어 투수진을 재정비해 다시 질주했다. 이범호 감독은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준다고 한다"며 "올해 KIA는 비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마따나 KIA는 삼성 라이온즈와 KS 1차전에서도 0-1로 밀리던 6회 무사 1, 2루에서 우천 서스펜디드 선언이 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어느 팀이든 정규시즌에 몇 번의 큰 위기가 찾아온다"며 "큰 위기가 왔을 때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한 해 농사가 갈릴 수 있는데, 변수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감독은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 7월 17일 삼성전서 양현종을 껴안았다…빛났던 냉온 리더십 이범호 감독은 9-5로 앞서던 5회초 2사 1, 2루에서 선발 투수 양현종을 김대유로 교체했다.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마운드를 떠난 양현종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역 최다승 투수이자 팀의 아이콘인 양현종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팀을 위해 과감하게 결단했다. 눈길을 끈 건 이범호 감독의 다음 행동이었다. 화가 나 있는 양현종에게 다가가 '백허그'로 그를 위로했다. 모든 권위를 내려놓고 스스럼없이 스킨십하는 모습은 큰 화제가 됐다. 이범호 감독은 "지도자라면 유망주 육성은 물론 고참급 선수들과 관계와 팀 융화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며 "(양)현종이도 경기가 끝난 뒤 '제가 내려오기 전에 막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안 좋은 상황이 나온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감독의 마음을 이해해줘서 참 고마웠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 감독은 유망주 육성에 힘을 쓰면서 베테랑 선수들을 하나로 녹여냈다. 최고참 최형우의 활약도 이범호 감독의 노력 없이는 만들어지기 어려웠다. ◇ 7월 31일 두산전 6-30 참사…최다실점 불명예와 바꾼 '투수 지키기' KIA는 두산과 홈 경기에서 무려 28개의 피안타, 4피홈런, 14사사구를 내주며 30실점 했다. 1997년 5월 삼성이 LG를 상대로 기록했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27점)이 27년 만에 깨졌다. KIA로선 창피하고 불명예스러운 기록이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고개를 떨구지 않았다. 9회초 마지막 수비에서는 투수 대신 외야수 박정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비난을 감수한 조처였다. 이범호 감독은 "우승에 도전하는 팀은 이기는 경기가 많기 때문에 필승조의 체력 부하가 타팀보다 심하다"라며 "이 경기를 치른 때는 지독한 무더위에 우리 팀 필승조 투수들의 체력이 크게 떨어져 있던 시기"라고 했다. 이 감독은 "계속 안타를 맞고 실점했지만, 우린 내일 경기도 해야 했다"며 "내겐 최다 실점 기록보다 선수들의 몸 상태와 앞으로의 경기가 더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그때 아마 트럭 시위도 펼쳐졌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날로 다시 돌아가도 난 투수를 아끼겠다"고 말했다. ◇ 8월 16일 2위 LG에 9회 역전 드라마…'호랑이 꼬리잡기 저주'의 결정판 KIA는 올 시즌 유독 2위 팀을 만나면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2위 팀들은 KIA와 맞대결에서 번번이 흠씬 두들겨 맞고 2위 아래로 추락할 때가 많았다. 팬들은 '호랑이 꼬리잡기의 저주'라고 불렀다. KIA는 2위 팀과 맞대결에서 명승부를 자주 연출했다. 특히 8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방문경기가 백미로 꼽힌다. 당시 LG에 4경기 앞서던 KIA는 3연전을 모두 패하면 1경기 차로 쫓겨 선두 수성의 최대 고비를 맞을 수도 있었다. KIA는 LG와 3연전 중 첫 경기 1-2로 뒤지던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나성범이 LG 마무리 유영찬을 상대로 우월 역전 투런포를 터뜨리며 극적인 뒤집기 승리를 거뒀고 여세를 몰아 3연전을 싹쓸이했다. 이범호 감독은 "1차전을 못 잡았다면 2, 3차전을 내주고 추격을 허용했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이 감독은 "당시 우리 팀이 0-2로 끌려가고 있었는데, 선수들에게서 역전의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다"며 "박찬호는 (8회초) 뜬 공을 친 뒤 한참을 서 있다가 천천히 걷는 등 다들 의욕이 사라진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공수교대 때 박찬호를 라인업에서 빼버렸다. 그리고 8회말 LG 오지환 타석 때 3루심이 체크스윙 판정을 모호하게 하자 이례적으로 거칠게 항의를 했다. 계산된 행동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항의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는데 공기 자체가 달라져 있었다"며 "선수들은 '할 수 있다'고 외쳤고, 아니나 다를까 9회 기회에서 경기를 뒤집었다"고 말했다. ◇ 10월 29일 우승 다음 날 회의 소집…짬뽕 한 그릇씩 먹고 2025시즌 시작! KIA는 10월 28일 광주에서 삼성을 꺾고 KS 우승 트로피를 들었고 자정을 넘긴 29일 새벽 축승회장으로 이동해 축배를 들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이범호 감독과 코치진은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회의실에 다시 모였다. 마무리 캠프 훈련 계획과 스토브리그 대비를 포함한 2025시즌 준비를 위해서였다. 우승의 환희와 감동, 숙취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범호 감독은 다시 출발대에 섰다. 이 감독은 "당시 코치들과 숙취 해소를 위해 짬뽕 한 그릇씩을 시켜 먹고 회의를 시작했다"며 "2025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오늘까지 언론 인터뷰 등 대외 활동을 한 뒤 내일 (마무리 캠프가 열리는)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팬들의 염원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다"며 "우린 지금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2024-11-08 08:19:04
[인천공항=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선 밖에 없는 것 같다." 항저우 금빛 질주를 뒤로 하고 어려운 도전에 나서는 류중일호의 출사표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24 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경기가 펼쳐질 대만 타이베이로 출국했다.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준비는 잘 된 것 갔다. 현지에서 치를 나머지 한 경기까지 잘 치르고 대회를 잘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가시밭길이다. 소집부터 난항이었다. 문동주 노시환(이상 한화) 구자욱 원태인 김지찬 김영웅(이상 삼성) 등 이번 대표팀 주력으로 꼽혔던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2연승을 거뒀음에도 '최강'이란 수식어는 좀처럼 붙지 않았다. 6일 28명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류 감독이지만, 고민은 여전히 한가득이다. 류 감독은 "일단 일본에 가는 게 목표다. 늘 하는 얘기지만 쉬운 틈이 없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만 현지에서 류중일호는 사흘 간의 준비 기간을 갖는다. 9일 타이베이 티옌무구장에서 첫 훈련을 실시하고, 10일엔 대만 프로야구(CPBL) 소속 웨이취안 드래곤즈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11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2일 타이베이돔에서 훈련 및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다. 홈팀 대만과의 B조 1차전은 13일에 펼쳐진다. 류 감독은 "훈련보다는 컨디션에 중점을 두려 한다. 선수들에게 이야기 해둔 부분도 있지만, 몸을 잘 추스르는 데 주력하려 한다"고 현지 훈련 계획을 밝혔다. 선발진 운영 계획을 두고는 "선발 투수는 4명으로 간다. 첫 경기(대만전)에 던지는 투수가 마지막 경기에 다시 나선다"고 말했다. "대만을 이기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한 류 감독. 하지만 타이베이돔에서의 적응 훈련이 단 하루 밖에 주어지지 않은 점은 걸린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나는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대만을 이기는 게 우선이다. 쿠바,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다 이겨야 한다. 다 이겨야 올라간다"고 웃은 뒤 "최선 밖에 없다. 매 경기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분전을 촉구했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4-11-08 08:17:41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최)지훈이나 (박)성한이지 않을까." 현역 마지막 시즌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끌었던 추신수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유니폼을 벗는 소감과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추신수는 부산고 졸업 후 2001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치열한 마이너리그 생존 경쟁을 거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할 당시에는 7년 1억3000만달러로 아시아 선수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텍사스와의 계약 기간이 끝난 2020년 겨울.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생활 연장을 두고 고민하다가, 국내 복귀를 택했다. 지명권을 가지고있던 SSG가 적극적으로 추신수를 설득하면서 전격 인천행이 성사됐다. 추신수는 SSG에서 뛴 4년동안 439경기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타율 2할6푼3리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2시즌에는 SSG의 창단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합작하며 한번도 이루지 못했던 우승의 한을 풀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현역 은퇴를 일찌감치 선언했던 추신수는 선수단 주장으로 마지막 시즌을 보냈다. 이숭용 감독의 부탁으로 주장직을 수락한 그는 후반기 어깨 부상으로 정상 출전이 어려웠지만, 후배들의 멘토이자 귀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냈다. 추신수는 "저는 부산 사람이고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받았던 선수다. 항상 롯데 경기를 보면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롯데에서 못뛰게 된 것은 정말 아쉽지만, 롯데에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첫 발을 뗐던 곳이 인천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첫 팀"이라는 애정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향후 SSG의 차기 주장 후보로 어떤 선수들이 가장 적합할 것 같냐는 질문에 주전 중견수 최지훈과 유격수 박성한을 꼽았다. 현재 팀의 핵심 선수들이고 또 앞으로도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타자들이다. 추신수는 "최지훈이나 박성한이지 않을까. 지훈, 성한이나 올해 두각을 드러낸 박지환, 조병현, 정준재 이런 선수들이 랜더스의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이 야구 뿐만 아니라 운동장 밖에서도 리더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저와 대화를 많이 나눴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할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성한이는 너무 조용한 스타일이기는 하다. 주장은 앞에 나서서 통솔을 하고 표현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최지훈이 좀 더 낫지 않나 싶다"며 웃었다. 4년간 함께 운동하고 정이 든 후배들을 두고 떠나는 마음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추신수는 "SSG에는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SSG가 지속적으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갑자기는 안되고, 조금씩 세대 교체가 돼야 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나이가 많은 팀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밑에 있는 선수들이 서서히 자리 잡을 수 있게끔 도와주는게 방향성인 것 같다"면서 "SSG 뿐만 아니라 후배들 전체에게 하는 메시지인 것 같은데, 저는 한국에서 뛰는 4년 동안 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많이 봤다. 정말 놀랐고 감탄하면서 플레이를 본 기억이 많다. 그 선수들에게 이야기 하자면, 그 자리가 영원히 자기 자리라고 생각 안했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항시 내 자리를 위협하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밑에 있는 선수들은 그 자리를 뺏기 위해서 노력했으면 좋겠다. 선수 개인이 나아지는 부분이고, 크게 보면 한국야구가 나아지는 부분"이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4-11-08 08:10:50
[고척=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김서현의 피칭에 최일언 투수코치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7일 고척스카이돔, 프리미어12 대표팀의 대만 출국 하루 전날인 이날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에 오른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외야에서 불펜 포수와 함께 캐치볼을 소화하던 김서현에게 최일언 투수 코치가 다가와 아낌 없는 조언을 건넸다. 김서현은 조언을 그대로 흡수하듯 미트에 정확하게 꽂히는 공을 던져보여 최 코치를 미소짓게 했다. 김서현은 전날 펼쳐진 상무와의 연습경기 7회초에 등판해 최고 151㎞의 강속구를 뿌려 1이닝을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선발 투수진의 약하다는 대표팀 마운드의 평가 속 강한 불펜진의 한 축으로 허리를 든든하게 받쳐줄 김서현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최일언 투수코치와 함께 훈련을 소화한 김서현의 투구는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24-11-08 07:38:58
[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프로 선수의 몸을 만들고 싶다." 벌써 프로 선수로서 2년을 지냈는데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다. LG 트윈스의 사이드암 중간 계투 박명근의 생각은 확고했다. 부상없이 아프지 않고 풀타임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다. 박명근은 지난해 LG 불펜에서 신인으로 큰 역할을 했다. 1초대 전후의 엄청나게 빠른 퀵스텝으로 충격을 안기며 초반부터 1군에서 활약, 고우석이 부상으로 빠질 땐 함덕주 김진성과 함께 마무리로도 뛰었다. 4승3패 5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5.08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아쉬움이 있었다. 전반기 막판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8월 중순 돌아왔지만 이후 예전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꿈의 마운드에서 던져보지 못했다. 올시즌엔 한국시리즈에서 던져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도전했으나 올시즌은 더 큰 아쉬움 속에서 끝났다. 33경기에 등판해 2승2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6.39에 머물렀다. LG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이 미국행을 결정했을 해 박명근을 마무리 후보로 까지 생각했었고 유영찬을 마무리로 결정한 이후엔 박명근을 필승조로 확실히 업그레이드 시키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초반엔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고, 좋아지면서 필승조로 쓸때 쯤 부상이 찾아왔다. 어깨뼈와 갈비뼈에 걸쳐 붙어 있는 부채골 모양의 근육인 전거근 손상이 발견됐다. 회복까지 약 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아 6월 5일 1군에서 말소. 공을 던지기까지는 최소 한 달은 1군 무대에 설 수 없는 상황. 그리고 실제로 돌아오기 까지는 두달이나 걸렸다. 현재 이천에서 1군 마무리캠프에서 기본기를 다듬고 있는 박명근은 올시즌을 돌아보며 "다들 2년차 징크스가 있다고, 통계적으로 봤을 때도 부상이나 기량 저하 같은게 2년차때 많다고 코치님들도 얘기를 해 주셨다"면서 "솔직히 2년차 징크스라기 보다는 내가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박명근은 "내 장점이 생각없이 막 들어가서 싸우는 건데 작년 후반기에 맞고초반에도 안좋다 보니까 이렇게 저렇게 다 해보려고 여러 시도를 했고 그러다보니 내 것을 잊어 먹기도 했다"며 "그나마 좋아졌을 때 부상이 왔고 결국 부침이 좀 많았다"라고 했다. 지나간 올시즌을 후회하기 보다 내년과 미래를 내다본다. "아쉽지만 이미 올시즌은 지나갔다"는 박명근은 "내년과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년 연속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첫번째가 몸이다. "몸부터 튼튼하게 하려고 한다. 트레이너 코치님들과 매일 보강훈련을 하고 있다"는 박명근은 "부상이 온 것이 폼의 문제라기 보다는 몸이 아직 완성 안돼서 그런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내 몸이 프로 선수의 몸이라고 보기엔 부족한 것 같다. 근육량과 체지방률 등 몸의 수치들을 좀 더 좋게 만들어 놓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박명근이 말한 프로의 몸으로 풀타임을 던지는 2025시즌은 어떨까. 박명근의 2025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4-11-08 06:48:51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신축구장이라는 것도 한몫했어요." 한화이글스는 7일 FA 내야수 심우준(29)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4년 최대 50억원(보장 42억원 옵션 8억원)이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특별지명(전체 14번)으로 KT 위즈에 입단한 심우준은 2015년 첫 1군에 나선 뒤 1072경기 2할5푼4리 275타점 156도루(도루성공률 0.788)를 기록했다. 상무에서 뛰었던 2023년과 2024년 전반기를 제외하고 모두 100경기 출전을 하는 등 내구성을 증명했고, 무엇보다 빠른 발과 뛰어난 수비력을 장점으로 1군 자리를 지켜왔다. 2021년에는 KT의 우승을 이끈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계약 발표 후 심우준은 "기분 좋다. 명문구단에 불러주셔서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제 불러주신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T 역시 심우준 잔류에 많은 신경을 썼던 상황. 그러나 심우준은 한화로 발길을 올렸다. 한화는 내년 시즌부터 신구장에서 시작을 한다. 심우준은 "(한화를 택한) 첫 번재 이유로 신축구장 개막전에서 유격수로 라인업을 이름에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었다. 두번째 이유는 열정적인 팬들이다. 주변에서 좋은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고, 원정 경기를 하면서도 응원 열기를 직접 느꼈다"고 했다. 심우준은 계약 후 신축구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목표는 수비와 주루. 심우준은 "그것 때문에 좋은 조건으로 오게 됐다고 생각한다. 내 강점을 살려 도루 20~30개는 무조건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목표로는 "높은 곳 올라가기 위해 불러주셨으니 팀에서 원하는 수비와 주루에서 도움이 되면서 가을야구 넘어 우승까지 갈 수 있도록, 열심히보다는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문 감독과는 처음 함께하게 됐다. 심우준은 "감독님과는 처음으로 함께 야구를 하게 됐다. 감독님을 뵙게 되면 어떤 방향으로 한화이글스의 야구가 가야 할지 이야기 많이 나누고, 그 방향으로 갈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심우준은 "11년 동안 함께한 KT 구단 관계자분들과 선수단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특히 이강철 감독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항상 저에게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KT 팬분들께도 감사드리며, 팀은 옮기게 됐지만 팬 여러분의 그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인사를 남겼다. 아울러 한화 팬에게는 "최선을 다 한다고 말씀드리기 보다 정말 잘 할테니 많이 반겨주셨으면 좋겠다. 신축구장에서 열정적인 팬분들과 가을아구, 그 이상까지 할 수 있도록 내 역할을 최대한 해내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밝혔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2024-11-08 00:15:21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FA 최대어 후안 소토가 자신의 새 계약을 결정하는데 있어 최대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로 하면서 빅마켓 구단들의 애를 태울 것으로 예상된다. 소토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7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단장 미팅이 열리고 있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현지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많은 구단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소토가 그들의 얘기를 충분히 듣고 싶어하기 때문에 (계약 성사)일정을 지금 내놓을 수는 없다. 소토에게는 굉장히 철저하고 치밀한 과정이 될 것"이라며 "소토는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 그들의 얘기를 직접 듣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원소속팀인 뉴욕 양키스에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보라스는 "한 시즌을 함께 뛰었다고 해서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소토는 매년 우승 노력을 하려는 구단주를 원한다. 구단주들은 후안과 직접 만나 그들이 단기적, 장기적으로 무엇을 하려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특정 몇몇 구단을 염두에 두고 FA 투어를 하는 일은 없다는 소리다. 소토는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종료 직후 "30개 모든 팀에게 기회가 있다. 지리적 위치는 중요하지 않으며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토의 계약 규모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역대 두 번째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보라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타니와 소토를 비교할 수 없다는 게 요지다. FA 계약을 하는 시점의 나이가 오타니는 29세였던 반면 소토는 그보다 3살이 어린 26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오타니는 후안 소토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I don't think Ohtani has much to do with Juan Soto at all). 그건 우리가 논의하거나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 나이 카테고리에 있어서 소토는 다른 선수와 특별히 구별된다"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1994년 7월 생이고 소토는 1998년 10월 생이다. FA 자격 취득 시점이 오타니는 29세 4개월, 소토는 26세 1개월이다. 오타니는 10년 7억달러에 계약해 39세 시즌까지 다저스와 함께 한다. 소토가 39세 시즌까지 보장받으려면 계약기간을 14년으로 해야 한다. 보라스가 두 선수를 비교하는 게 무리라고 한 이유다. 샌안토니오 메이저리그 단장 미팅서 보라스와 접촉한 구단은 현재까지 양키스와 뉴욕 메츠로 알려졌다. 여기에 빅마켓 구단들도 물밑 접촉을 했을 수 있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보도 내용이다. ESPN은 '뉴욕의 두 팀은 이미 보라스와 대화를 나눴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다른 빅마켓 구단들도 소토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보라스는 소토의 천문학적인 몸값으로 인한 사치세 부담이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세금 문제는 소토와 같은 선수를 영입해 수십억 달러를 벌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얘기할 때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소토를 데려가는데 무슨 사치세 걱정을 하느냐는 것이다. 이어 보라스는 "구단 관계자들이란 우승의 마법에 의존하는 사람들이다. 위대한 마법의 뒤에 마법의 후안이 존재한다"며 소토의 월드시리즈 경험도 큰 셀링포인트가 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소토는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인 2019년 우승을 경험했고, 올해 양키스에서 월드시리즈를 뛰었다. 포스트시즌 통산 43게임에 출전해 타율 0.281, 11홈런, 30타점, 31득점, OPS 0.927을 마크했다. 보라스는 소토의 계약 규모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오타니와 비교하지 말라고 표현함으로써 7억달러 이상을 받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지급 유예'가 포함되지 않는 7억달러일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24-11-08 00:05:00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과연 얼마를 불러야 할까.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해마다 FA 몸값이 바뀌다 보니 전년도 FA가 싸게 느껴지기도 하고 비싸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부 FA가 딱 1명인 LG 트윈스로선 아직 만나보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난감한 상황에 몰렸다. 내야수 FA 심우준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면서 4년 최대 50억원(계약금 24억원, 연봉총액 18억원, 옵션 총액 8억원)에 계약했다. 심우준은 수비가 좋은 유격수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폭과 강한 어깨를 보여준다. 타격은 좋지 않지만 1루에 나가면 빠른 발로 2루 도루를 한다. 올시즌 상무에서 전역한 뒤 5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6리(169타수 45안타) 3홈런 28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통산 타율이 2할5푼4리(2862타수 726안타)로 그리 좋지는 않다. 통산 출루율도 0.303에 그친다. 공격보다는 안정된 수비가 강점인 선수다. 옵선 8억원이 있지만 50억원이란 액수에 계약을 했다. SSG 최정이 4년간 110억원에 계약을 했지만 최정은 팀내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상징성이 있어 FA 몸값의 기준으로 삼기엔 적절하지 않지만 심우준은 첫 FA로 이적했기에 이번 FA 시장에서 모든 FA 선수들이 심우준의 몸값을 기준으로 삼고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어급 선수라면 기본 50억원 이상을 부를 수밖에 없다. 엄상백과 함께 선발 자원 중에서 대어급으로 꼽히는 최원태 역시 마찬가지일 듯. 최원태는 통산 78승5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한 선발 투수다. 올시즌에도 24경기서 9승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국내 에이스급은 아니더라도 4선발 정도는 충분히 활약해 줄수 있는 선발이다. 그런데 LG엔 지난해 FA 계약을 한 선발 투수가 있다. 바로 임찬규다. 임찬규는 올시즌을 앞두고 4년간 총액 50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그런데 세부 조건을 보면 심우준보다 열악하다. 계약금 6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24억원이다. 보장액이 26억원이고 옵션이 24억원으로 옵션이 거의 절반에 가까웠다. 지난해 임찬규가 13승으로 국내 투수 최다승을 거뒀음에도 그동안 임찬규의 들쭉날쭉한 성적과 샐러리캡 등으로 인해 임찬규에게 거액의 베팅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임찬규는 올시즌 10승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25경기에 등판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좋은 피칭을 했다. 특히 후반기엔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고, 포스트시즌에선 3경기서 3승 16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평균자책점 1.08의 철벽을 과시했다. 그 결과 원태인이 부상으로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서 빠지게 되자 대체 요원으로 뽑히게 됐다. 임찬규가 옵션까지 더해서 50억원인데 심우준도 50억원이다. LG로서는 임찬규에 비해 떨어지는 성적을 보인 최원태에게 50억원 이상을 베팅하기가 꺼려질 수밖에 없는데 심우준을 보면 50억원 이상을 베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심우준은 원 소속구단인 KT 위즈와 데려가려는 한화와의 경쟁이 있었기에 몸값이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최원태도 결국 원하는 팀이 있냐가 몸값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4-11-07 21:54:23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당연히 같이 뛴다는 생각일 뿐이죠." SSG 랜더스는 지난 6일 최정(37)과 4년 총액 110억원(계약금 30억원 연봉 80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최정은 2005년 1차지명으로 SK에 입단해 올시즌까지 통산 2293경기에 나와 타율 2할8푼8리 495홈런 1561타점 1461득점 OPS(출루율 장타율) 0.922를 기록했다. SSG는 "팀 통산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으며, 선수 경력 내내 남다른 노력과 꾸준함으로 리그 최정상급의 기량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한 향후에도 수년간 팀 타선의 핵심으로서 공격을 이끌어 줄 것으로 내다봤다"고 대형 계약 이유를 설명했다. 최정의 계약을 누구보다 기다렸던 사람이 한 명 있다. 최정과 함께 SK 와이번스(현 SSG)의 전성기를 이끌었더 '에이스'다. 김광현은 2007년 1차지명으로 SK에 입단해 메이저리그 도전 시기였던 2017년을 제외하고 387경기에 2177⅔이닝을 던져 170승98패2홀드 1882탈삼진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12승(10패)을 올리며 팀 선발진 버팀목이 됐다. 둘은 2007년 2008년 2010년 2022년 통합 우승과 2018년 한국시리즈를 함께 일궈내며 '왕조 시절'을 함께 만들어냈다. 뛰어난 개인 성적에 구단의 역사를 만들어낸 만큼, 이들 모두 은퇴 후 SSG의 '영구결번'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최정이 올 시즌 FA 자격을 얻고, 일부에서는 '이적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2025년에도 최정과 한 팀에서 뛴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FA 계약 발표에 앞서 김광현은 "나와 (최)정이 형은 랜더스 색깔이 강하다"라며 "당연히 같이 뛴다는 생각일 뿐이다. 항상 대각선 방향에 정이 형이 수비를 하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20년 가까이 같이 해왔는데 떠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믿음대로 최정은 SSG에 남았다. 2028년까지 SSG에서 현역 선수로 뛰게 됐고, 사실상 '종신 랜더스'를 선언하게 됐다. 김광현은 내년 시즌 최정과 나란히 써내려갈 기록을 떠올렸다. 김광현은 올 시즌 12승을 더하면서 개인 통산 170승을 기록했다. 최정은 현재 개인 통산 홈런이 495개다. 김광현은 "정이 형은 500홈런을 달성할 거고, 나는 200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같이 이렇게 하면서 우승을 한 번은 더 하고 싶다. 이번에 KIA가 우승을 하는 걸 부럽더라. 우승한 지 2년이 넘었는데 언제나 다른 팀이 우승하는 걸 보면 부럽다. '저 자리에 있어야 했는데'라는 자책을 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최정은 500홈런을 넘어 600홈런까지 바라봤다. 최정은 "내년 시즌에 500홈런을 못 깨면 사고다. 500홈런도 정말 자연스럽게 넘어갔으면 좋겠고 경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달성되는 기록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큰 목표는 600홈런이다. 이제 목표가 하나 생겼다는 부분에 더 동기부여가 된다. 더 잘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500홈런보다는 600홈런을 목표로 설정해서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광현은 내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게 된다. 김광현 역시 최정과 마찬가지로 SSG에서 확실하게 대우를 해줄 전망. 김광현은 "은퇴하기 전에 무조건 우승을 하고 싶다. 특히 나와 정이 형이 있는 팀에서 우승을 한 번 더 하는 게 나의 마지막 목표"라고 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2024-11-07 20:15:10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과거 대만타자들이 사이드암 투수의 체인지업에 약했다. 내 장점을 살려서 던지겠다." 한국야구대표팀의 맞형 고영표(33)가 첫 경기 선발로 나설까. 일단 고영표는 자신감을 보였다. 고영표는 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의 연습경기서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실전 피칭을 했다. 고영표는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선발(4이닝 3안타 1실점) 9일 4차전서 구원등판(3⅓이닝 1실점), 11일 5차전서 구원 등판(1⅓이닝 1실점)을 하며 힘든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이후 휴식을 하며 몸을 만들었고 2일 쿠바와의 평가전서 선발 최승용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1안타(홈런)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6일 상무와의 연습경기서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5안타 무4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1회초 1사후 상무팀 소속으로 나온 대표팀 동로 신민재 나승엽 김형준에게 3연속 안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고, 2사 1,3루서 상무 한동희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해 2점째를 내줬다. 이어진 2사 1,2루서 상무 거포 이재원을 2루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2회부터 안정감을 찾았다. 박찬혁을 유격수앞 땅볼, 박정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주형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2루 도루를 잡아내며 이닝 종료. 3회초는 신민재를 삼진, 나승엽을 2루수앞 땅볼, 김형준을 삼진으로 잡고 삼자범퇴로 끝냈다. 고영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대만 떠나기 전 마지막 경기였는데 컨디션 체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준비 잘해서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고영표도 1회 실점을 했고, 상무 선발로 나온 곽빈도 1회말 1실점을 한 뒤 2,3회는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관중이 없이 비공개로 한 부분이 영향을 끼쳤을까. 고영표는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지만 바뀐 환경이 영향을 끼친 부분도 있을 것 같다"면서 "선발 투수들이 첫 이닝에 어려워 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선발로 나와 3이닝씩을 던진 고영표와 곽빈이 날짜 상으로 보면 13일 대만전과 14일 쿠바전에 나설 선발 투수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이 둘 중 누가 대만전이고 누가 쿠바전인지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고영표에게 대만전에 선발 등판하는 것에 대해 묻자 "대만전에 나갈지 모르겠지만 나가게 된다면 과거 대만 타자들이 우리나라 사이드암 투수의 체인지업에 약한점을 보였기 때문에 내 장점을 잘 살려서 피칭을 하면 될 것 같다"면서 "중간 계투 후배들이 공이 좋기 때문에 짧은 이닝이라도 최소 실점을 하려고 생각하고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대표팀과 상무의 투수들은 모두 대표팀 투수들이었다. 선발에 이어 나온 모든 12명의 투수들이 1이닝씩을 던졌고 모두 무실점 피칭. 고영표는 "엄청난 구위를 자랑하는 후배들이 너무 여럿 있어서 든든하다"라며 최강 불펜을 믿었다. 올해 KBO리그는 ABS를 도입했는데 전반적으로 사이드암 투수에게 불리했다는 평가다. 예전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던 사이드암 투수의 바깥쪽 공을 ABS에서는 볼로 인식하면서 사이드암 투수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프리미어12에선 주심이 직접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하기 때문에 고영표나 엄상백 등 사이드암 투수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을 듯. 고영표는 "그래도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을 해야 한다. 현지 심판을 빨리 캐치해서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4-11-07 19:40:48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제 '친구 경수'가 아닌 '박경수 코치님' 올해 2월1일 부산 기장. KT 위즈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첫날. 유독 싱글벙글이던 두 사람이 있었다. 박경수와 우규민이었다. 두 사람은 오랜 친구. 박경수가 1984년 3월생이고 우규민이 1985년 1월생이지만, 우규민이 소위 말하는 '빠른 85'이기에 두 사람은 친구다. 거기에 2003년 LG 트윈스 입단 동기이기도 했다. 박경수가 먼저 KT로 떠나기 전, 2014년까지 LG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후 우규민도 삼성 라이온즈로 떠났고, 그렇게 선수 생활 황혼기를 맞이한 두 사람은 올시즌을 앞두고 KT에서 재회했다. 우규민이 2차드래프트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다.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40세. 두 사람은 "우리의 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보자"며 손을 맞잡았다. LG에서 힘든 시간을 함께 보냈던 2년 후배 박병호까지 있으니 든든했다. 박병호는 기장 캠프 때 "경수형, 규민이형이랑 마트에 간식거리를 사러 가는데, 전지훈련이 아니라 MT를 온 기분이었다"며 즐거워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은 실패했지만,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에 준플레이오프 명승부를 벌인 KT였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이 있었다. KT 창단 시기부터 '레전드'로 활약한 박경수의 은퇴. 박경수는 코치와 해설위원 사이에 고민을 하다 KT와의 의리를 지켰다. 코치로 새 출발을 한다. 박경수가 현역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를 마치며 눈물을 보일 때, 꼭 안아준 사람이 바로 우규민이었다. 그리고 우규민에게도 좋은 소식이 찾아왔다. 많은 나이에도 철저한 몸관리로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은 우규민. 3번째 FA 계약을 체결했다. 2년 총액 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42세까지 선수다. KBO 역사상 최초로 투수로서 FA 계약을 3번이나 하게 됐다. 문제는 두 친구의 신분 변화다. 이제 박경수 코치다. 우규민은 여전히 선수다. '경수야'라고 부르다 '박 코치님'이라고 호칭을 해야하는 우규민이다. 두 사람만 있을 때라면 모를까, 다른 사람들이 지켜볼 때 철저히 이를 지켜야 한다. 처음에는 매우 어색하겠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 팀 위계 질서를 위해서 말이다. 우규민은 '박경수 코치' 얘기가 나오자 "그 생각만 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당연히 코치님으로 잘 모실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4-11-07 19:06:06
[고척=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2002년생 동갑내기 국가대표 김주원과 김휘집이 함께 타격훈련에 나섰다. 7일 고척스카이돔, 프리미어12 대표팀의 대만 출국 하루 전날인 이날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에 오른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김휘집은 함께 타격훈련에 나선 김주원에 공을 올려주며 타격 훈련을 도왔다. 김주원과 김휘집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NC와 키움 유니폼을 입은 입단 동기다. 입단 당시 팀은 달랐지만 김휘집이 올시즌 NC로 팀을 옮기면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NC에서 한솥밥을 먹는 두 선수가 프리미어12 최종 엔트리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함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활약까지 하게 됐다. 김주원과 김휘집은 이미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번갈아 주전 유격수를 맡았던 경험이 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내야를 책임질 두 선수의 활약에 기대가 크다. 진지한 모습으로 타격 훈련을 소화하는 아기공룡들의 모습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24-11-07 19:02:37
[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때 롯데 자이언츠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남자가 있다. 하지만 간절한 기다림 속에도 올시즌 내내 그 모습을 볼수 없었다. KT 위즈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좌완투수 심재민(30)이다. 김해장유리틀야구단 시절부터 명성이 드높았다. 개성고를 거쳐 2014년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이래 불펜으로, 선발로 마운드의 한 축을 지탱했다. 2023년 5월 내야수 이호연과의 맞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후반기 23경기에 등판, 2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히 선발로도 6경기에서 26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1패, 평균자책점 3.38로 호투했다. 모처럼 롯데의 선발 고민을 해결해준 한수였다. 김태형 감독의 취임과 마무리 훈련 때만 해도 차기시즌 유력한 5선발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긴 부상과 그 후유증에 시달렸고, 결국 제대로 공도 던지지 못한 채 2024시즌이 끝났다. 김해 롯데 2군 연습장에서 만난 심재민에게선 어둡고 긴 터널을 이제야 빠져나온 듯한 후련함이 감돌았다. 심재민이 직접 밝힌 부상 부위는 어깨와 허리. 다만 그 허리의 문제가 심각했다. 심재민은 "2023시즌 끝날 때쯤 좋지 않던 어깨 상태가 악화됐다. 재활을 거쳐 복귀 준비하고, 퓨처스 경기에도 나갔는데 그때부터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괴로운 회상을 하는 심재민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다리저림 같은 건 기본이고, 일어서도 발바닥에 닿는 느낌이 안 느껴질 정도였다. 훈련은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허리는 수술받기도 쉽지 않았다. 어렵게 추천에 추천을 거쳐 의사선생님을 찾았고, 지난 6월에 수술을 받았다. 무려 6시간에 걸친 큰 수술이었다. '확률은 낮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료진의 사전 경고가 있었을 정도. 긴 재활을 거쳐 조금씩 상태가 호전됐다. 지금은 건강을 되찾고, 내년 시즌만 기다리는 단계다. 심재민은 "캐치볼 등 ITP(단계적 투구프로그램)는 다 끝났고, 하프피칭도 마쳤다. 11월 안에 이제 불펜피칭, 라이브피칭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비로소 활짝 미소를 지었다. 팀에게나 본인에게나 아쉬움이 가득한 한해다. 앞서 선발로 보여준 모습이 워낙 좋았기 때문. 그가 없는 사이 김진욱, 정현수 등 영건들이 하필이면 '좌완 하위 선발'이란 같은 포지션으로 치고 들어왔다. 그래도 심재민은 자신감이 있다. 그는 "올해는 아픈데가 너무 많았다.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 뿐인데, 몸이 안 따라주니까 답답했다. 지금은 일단 건강해졌지 않나. 차근차근 준비해서 잘하고 싶다. 아무것도 못하는 채로 시간을 보내는게 가장 힘들었다"라고 강조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 대해서도 "겨우내 열심히 훈련해서 컨디션을 조금더 끌어올리면, 캠프에서도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절친)손호영이 올해 잘했지 않나. 좋은 재능이 기회를 받으면 이렇게 튀어나오는구나 싶었다. 나도 작년에 경험했던 일이니까. '작년 말고 올해 잘했더라면'이란 마음이 들만큼 아쉬움 가득한 1년이었라. 겨울이지만 놀 시간이 없다. 공 한번이라도 더 던지고, 준비 잘해서 내년엔 달라진 모습 보여드리겠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4-11-07 18:30:12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FA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단장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단장 미팅이 열리고 있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다. 특히 김하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구단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가장 선명하게 부각되고 있다. MLB.com은 7일(이하 한국시각) 샌안토니오발(發)로 '과소평가된 내야수가 단장 미팅에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를 쓴 마크 파인샌드 기자는 '김하성이 시장에서 팔릴 첫 번째 선수가 될까? 소식통에 따르면 김하성은 FA 개장 초기부터 수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또 다른 소식통은 자이언츠가 김하성과의 계약에 집중하고 있다(Giants are focused on signing Kim)고 말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가 김하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문은 이미 올시즌 이전부터 나온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유격수 자리가 불안했다. 딱히 주전이라고 할 만한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물론 샌프란시스코가 김하성에 어느 정도의 투자를 할 수 있는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지만, 만만치 않은 조건을 내밀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인샌드 기자는 '밀워키 브루어스도 김하성과 관련해 언급되고 있지만, 자이언츠가 그에게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버스터 포지 신임 사장이 새로운 유격수 영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김하성에게 시선이 쏠리는 분위기다. 파인샌드는 '자이언츠 유격수들의 올시즌 OPS는 0.762로 내셔널리그 6위였고,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71경기에서 0.887의 OPS를 마크했지만, 포지 사장은 최근 붙박이 유격수 영입이 이상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럴 경우 피츠제럴드를 좀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포지 사장은 "유격수를 데려올 수만 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 될 것이다. 피츠제럴드는 올해 유격수 자리에서 잘 했는데, 그는 내야에서 좀더 다양한 역할을 할 자질을 갖고 있다"면서 "한 시즌 동안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그가 장기적으로 2루수로 활약하는게 더 좋은 지에 대해 우리는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피츠제럴드를 붙박이 2루수로 쓰는 것도 검토하는 시나리오라는 얘기다. 파인샌드 기자는 '김하성의 샌프란시스코 이적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그는 이미 밥 멜빈 감독, 같은 한국 출신인 이정후와 친분이 있다. 특히 이정후와는 2017~2020년 KBO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2023년 WBC에서도 팀 코리아를 위해 함께 활약했다. 이정후가 자이언츠와 계약한 직후 가장 먼저 전화를 한 선수가 바로 김하성'이라고 소개했다. 멜빈 감독의 경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지휘하던 2022~2023년 김하성을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면서 두터운 신뢰 관계를 형성했고, 이 때문에 최근 1년 동안 샌프란시스코가 김하성을 트레이드해 올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온 배경으로 멜빈 감독이 언급되기도 했다. 김하성은 지난 8월 19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1루로 슬라이딩 귀루를 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쳐 시즌을 조기 마감하고 지난달 11일 수술을 받았다. 재활에 최소 6개월이 걸려 내년 개막전을 뛸 수는 없을 전망.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빠르면 4월 중순, 또는 5월 초 합류할 수 있지만, 재활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김하성과 장기계약을 하는 건 위험하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반대로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고용한 김하성 역시 내년 건강한 몸으로 한 시즌을 보낸 뒤 다시 FA 시장에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ESPN은 6일 김하성의 예상 계약 규모를 2년 4210만달러로 보면서도 1년 후 옵트아웃 조항을 설정할 수 있다고 했다. 어떤 방식의 계약이든 가장 크게 문을 열어 놓은 구단이 샌프란시스코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24-11-07 17:34:23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형들 몫까지 잘해보겠습니다." 좌완투수 최지민(21·KIA 타이거즈)은 7일 발표한 프리미어12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56경기에 나와 3승3패 3세이브 12홀드를 기록한 최지민은 한국시리즈을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짜릿한 우승의 기억은 뒤로하고 다시 한 번 심기일전을 해야하는 순간. 연습경기에서는 100%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쿠바와의 2차 평가전에서는 1이닝 동안 안타 3방을 맞으며 1실점을 했다. 그러나 삼진 2개를 잡아내면서 확실하게 승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상무전에서는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안정을 되찾았다. 다소 흔들렸던 모습에 엔트리 승선 여부가 완벽하게 보장되지는 않았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엔트리 발표 후 최지민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도미니카 공화국과 대만, 일본에 왼손 타자들이 포진돼 있어 한 명으로 부족할 거 같아서 발탁했다"고 했다. 대만 출국을 하루 앞둔 7일. 최지민은 최종 엔트리 발탁 소식에 "사실 엔트리 승선이 걱정 안 될 수는 없었다. 올 시즌에 많이 좋지 않았으니 안 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종 엔트리에 들게 돼서 좋다"라며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다는 건 좋다.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하는 경기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는 어느정도 몸상태도 올라왔다. 최지민은 "시즌 때보다 불안한 것도 많이 없어졌다. 나쁘지 않다"라며 "쿠바전 대는 오랜만에 등판이라서 긴장도 됐다. 그래도 볼넷없이 볼카운트도 내가 생각한대로 가지고 가서 결과와 상관없이 나쁘지 않다고는 생각했다. 상무전도 마찬가지였다. 볼보다는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져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다소 흔들렸던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방면으로 좋지 않았다. 안 좋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랐다. 심리적으로 많이 무너져있었다"고 돌아봤다. KIA에서는 총 7명(정해영 최지민 곽도규 김도영 최원준 전상현 한준수) 선수가 고척에서 훈련을 했다. 그러나 이 중 투수 전상현과 포수 한준수가 최종 엔트리 28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지민은 "7명 다같이 갔다면 좋았겠지만, (전)상현이 형과 (한)준수 형이 빠지게 돼서 많이 아쉽다. 형들을 대신해서 최종 엔트리에 발탁됐으니 그 몫까지 열심히 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도미니카 공화국과 대만, 일본 모두 한국의 첫 목표인 슈퍼라운드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팀이다. '좌완 불펜 듀오' 최지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지민은 "둘이서 많이 이야기 하면서 상황에 맞게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어느상황이든 긴장하지 않고 자신있게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2024-11-07 17:20:20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추신수(42)가 그라운드와 작별하며 떠올린 최고의 순간은 SSG 랜더스 동료들과 함께 '2022년에 일군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52경기 연속 출루(2018년), 사이클링 히트(2015년), 20홈런-20도루 달성(2009년),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후보 선정(2020년) 등 잊지 못할 순간이 많았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24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SSG 구단도 다양한 아이디어와 성실한 준비로 추신수의 은퇴 기자회견을 빛냈다. 특히 추신수가 직접 꼽은 '기념비적인 장면 5개'가 눈길을 끌었다. 추신수의 기억에 가장 진하게 남은 장면은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머니다. SSG는 4월 2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정규시즌(144경기) 내내 1위를 지키며 KBO리그 최초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11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인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4-3으로 승리해 통합우승도 일궜다. MLB에서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내면서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추신수는 KS 우승이 확정된 후, 눈시울을 붉혔다. 추신수는 "야구를 하면서 늘 우승을 바랐다. 한국으로 오면서 '나는 SSG에서 우승하러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내가 30년 가까이 야구장에서 흘린 땀을 보상받은 기분이었다"라고 밝혔다. 추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2018년 5월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부터 7월 2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기까지, 52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당시 아시아 최장 기록(종전 스즈키 이치로 43경기)이자 텍사스 구단 단일시즌 최장 기록(종전 훌리오 프랑코 46경기)이었다. 추신수는 "당시 출루 기록을 이어가던 중에 다리를 다쳐 치료 받으면서 뛰었다"며 "연속 출루 10경기 전후로 꾸준히 나와 쌀국수를 같이 먹던 프런트 직원과 선수가 있었다. 둘은 내가 기록을 이어가길 바라면서 오랫동안 연속해서 나와 쌀국수를 같이 먹었다. 쌀국수가 보기 싫을 정도였는데 나를 위해서 견뎌줬다"고 비화도 전했다. 2015년 7월 22일 쿠어스필드에서 벌인 콜로라도 로키스와 방문 경기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기억도 강렬하게 남았다. 추신수는 "그해 시즌 초에 무척 부진했다.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한 다음에 성적이 올랐다"며 "아시아 최초 기록을 세운 것도 의미가 컸다"고 떠올렸다. 추신수는 2009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MLB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운 것도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추억했다. 추신수는 "MLB 무대가 닿지 않을 것 같은 좌절감에 빠진 적도 있었는데,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게 나조차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행'도 추신수의 야구 인생을 장식하는 주요 단어다. 추신수는 2020년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텍사스 구단 후보로 선정된 것에도 의미를 뒀다.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은 매년 탁월한 인품, 지역 사회 참여, 자선 활동을 한 MLB 선수 1명을 뽑아 시상하는 상이다. 추신수는 2020년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거들을 위해 1천달러씩 총 19만1천달러 기부했다. 이에 추신수는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텍사스 구단 후보로 선정됐다. 그해 수상자는 애덤 웨인라이트였다. 추신수는 "야구장에서 상을 노리고 뛴 적은 없다. 하지만,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은 꼭 받고 싶었다"며 "수상하지 못했지만, 사회에 공헌한 로베르토 클레멘테의 뜻을 기리는 시상식에 후보로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그때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4-11-07 17:11:55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 타자 역사상 최고의 커리어를 남긴 '추추트레인' 추신수가 후배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에서 은퇴 기자 회견을 갖고, 야구 인생을 정리했다. 추신수는 부산고 졸업 후 2001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까지 약 15년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652경기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타율 2할7푼5리 출루율 0.377 OPS 824. 첫 FA 자격을 취득해 텍사스에 입단할 당시, 추신수는 7년 1억3000만달러로 아시아 선수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2018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선정, 아시아인 최초 메이저리그 20-20 달성, 아시아인 최초 사이클링 히트 등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최고의 커리어를 남켰다. 팀의 투타 간판인 최정과 김광현은 이날 은퇴식에 깜짝 참석해 추신수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김광현은 "이 자리에 참석하게 돼서 영광이다. 제가 미국에서 돌아왔을때 저를 제일 많이 꼬신 신수형이다. 입단식할때도 너무 반겨주시고 꽃다발도 저에게 주셨다. 앞으로 제 2의 인생도 응원하겠다"며 웃었고, 최정도 "대선수이자 대선배님과 한팀에서 야구할 수 있어서 행운이고 영광스러웠다. 나중에 제가 은퇴할때도 꽃다발 주러 오셨으면 좋겠다"고 축하를 전했다. 부산 출신인 추신수지만, 그에게 인천은 한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 지역이 됐다. 그는 2021시즌을 앞두고 SSG에 입단해 4시즌간 중심 선수로 활약했다. 추신수는 "저는 부산 사람이고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받았던 선수다. 항상 롯데를 보면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왔다. 롯데에서 못뛰게 된 것은 정말 아쉽지만, 한국프로야구에서 첫 발을 뗐던 곳이 인천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SSG가) 첫 팀이다. 김광현, 최정 이런 대스타들과 함께 하면서 제가 선배지만 같은 야구선수로서, 동료로서 바라봤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4년 동안 함께한 SSG가 앞으로 더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들이 필요한 것 같냐는 질문에 추신수는 "기량이 좋은 선수들은 많다. 지속적으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조금씩 세대 교체가 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나이가 많은 팀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밑에 있는 선수들이 서서히 자리 잡을 수 있게끔 도와주는게 방향성인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SSG 뿐만 아니라 한국야구의 전체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추신수는 "제가 4년 동안 한국에 있으면서 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많이 봤다. 저 또한 놀랐고 감탄했다. 그럴만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본 기억이 많다. 하지만 그 선수들에게 이야기 하자면, 그 자리가 영원히 자기 자리라고 생각 안했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늘 내 자리를 위협하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또 밑에 있는 선수들은 그 자리를 뺏기 위해서 노력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면 선수 개인이 나아지고 크게 보면 한국 야구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4-11-07 17:00:41
"강정호는 MLB에서 뛴 시간이 짧으니까" 농담도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 야구팬들은 여전히 '추강대엽'을 놓고 활발하게 토론한다. '추강대엽'은 추신수, 강정호, 이대호, 이승엽을 의미하는 '야구팬들의 은어'로 한국이 낳은 타자 중 가장 훌륭한 타자 4명을 일컫는다. '빅4'에 대한 이견은 크지 않지만, 순서에 대해서는 온라인상에서 격론이 오간다. '추강대엽 이론'에 따르면 '빅4 중에서도 1순위'로 평가받는 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강하게 손을 내저었다. 취재진이 '추강대엽에 관한 의견'을 묻자, 추신수는 "나는 빼달라. 정말 부담스럽다"고 몸을 낮췄다. 추신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타자다. 부산고를 졸업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고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디고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2020년까지 빅리그를 누비며 1천652경기, 타율 0.275(6천87타수 1천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올렸다. 출장 경기, 안타, 홈런, 타점, 도루 모두 '코리안 빅리거 최다 기록'이다. 많은 한국 야구팬은 최고의 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린 추신수를 역대 최고 한국인 타자로 꼽는다. 빅리그에서 4시즌을 뛴 강정호, 일본에서 크게 활약하고 MLB에서도 1시즌을 뛴 이대호, 일본에서 8시즌을 보내고 한국 무대에서 '국민 타자'로 사랑받은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을 2∼4위로 평가하는 근거도 '리그의 수준 차'다. 추신수의 생각은 다르다. 추신수는 "이승엽 선배, 이대호가 MLB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었다면, 나보다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다. 미국에서 뛰었다고 내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건, 정당하지 않다"며 "이승엽 선배는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최고 타자다. 이대호도 훌륭하다. 이승엽 선배와 이대호가 내 앞에 있는 게 맞다"고 밝혔다. 부담스러운 표정으로 이승엽 감독, 이대호의 장점을 설명하던 추신수는 후배 강정호를 떠올릴 때는 긴장을 풀었다. 추신수는 "농담을 한마디 덧붙이자면, 강정호는 MLB에서 뛴 시간이 짧았으니 뒤로 가야 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다음은 추신수와의 일문일답이다. --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 냉정하게 나는 특별하게 뛰어난 재능이 없는 선수였다. 그래도 흔히 '5툴'이라고 말하는 기술이나 능력은 5개 부문 모두 평균 이상은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야구에 진심이고, 야구에 목숨을 건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 기억에 남는 타석이 있다면. ▲ MLB 첫 타석(2005년 4월 22일)에 설 때는 너무 어려서 즐기지 못했다. 내게 의미 있는 딱 한 타석을 꼽는다면, MLB 마지막 타석이 된 2020년 9월 28일 경기를 꼽고 싶다. (당시 추신수는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말 3루수 쪽으로 굴러가는 번트 안타를 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시 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치렀다. 텍사스 팬들에게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마지막 타석에 서야 했다. 그래도 텍사스와 이별을 벤치에서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당시에도 부상을 앓고 있었는데 의사와 상의하고서 '무조건 번트만 대겠다'고 약속하고 타석에 섰다. -- KBO리그 정규시즌 마지막 타석에 설 때 눈시울이 붉어졌는데. ▲ 감정이 북받친 건 사실이다. 경기 중에는 표현하기 싫어서 눈물은 참았다. 짧은 시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KBO리그에서 4년 동안 뛰었다. 야구팬들, 특히 인천 홈 팬들에게는 꼭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 제2의 인생은 어떤 자리에서 시작할까. ▲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다. 여러 제안을 받고 있지만, 그 자리에 어울릴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충분히 쉬면서 천천히 생각하겠다. - '감독 추신수'를 볼 수 있을까. ▲ 내가 잘할 수 있을까요. 선수로 오래 뛰었지만, 감독으로 준비한 적은 없다.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 은퇴를 결정한 배경은. ▲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은퇴를 결심했지만, 올해 부상 탓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현역 연장에 대한 미련이 완전하게 사라졌다. 내가 선수로 더는 뛸 수 없다는 걸 인정했다. 예전에는 벤치에 있으면 뛰고 싶은 열망에 휩싸였지만, 부상 때문에 너무 힘드니까, 그런 욕심조차 사라졌다. 다른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 가장 아쉬웠던 시즌은. ▲ 부상 탓에 48경기만 출전한 2016년이다. 그때 종아리, 허벅지, 손목 등 부상이 이어졌고 '왜 내게 이런 일이 겹칠까'라고 원망하기도 했다. 그런데 돌아보며 나는 부상을 자주 당한 선수였다. 재활 기간을 합치면 3년 정도 될 것이다. 수술도 8번이나 받았다. 그런데 지나고 나니 수술의 흔적도 내게는 훈장이다. -- 야구를 시작하고서 처음으로 '다음 시즌'이 없는 겨울을 보내는데. ▲ 정말 편안한 겨울이다. 선수들은 좋은 시즌을 보내도, 다음 시즌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제 더는 다음 시즌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게 정말 좋다. 아침에 일어날 때, 이렇게 상쾌한 적이 없었다. 잠도 편하게 자고, 식사 조절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술을 받은 뒤에 운동은 했다. '1년 더 하라'는 연락을 자주 받았는데 내 지난 선수 시절을 돌아보면 미소가 나온다. 후회 없다. 이번 겨울은 행복할 것이다. 나에게 '고생했고, 잘 살았다'고 말해주겠다. -- SSG와 한국 야구를 위한 조언을 남긴다면. ▲ SSG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지속해서 성적을 내는 강팀이 되려면,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SSG 선수단 평균 연령이 높은 건 사실이다. 후배들이 서서히 자리 잡도록 구단과 베테랑이 도와야 한다. 한국에서 뛰면서 재능 있는 선수를 많이 봤다. 지금 정상에 있는 선수들은 언제든 자신의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후배들은 그 자리를 빼앗고자 애써야 한다. 한국 야구가 발전하는 길이다. --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아내와 아이들에게 정말 고맙다. 두 아들은 각각 대학과 고교에서 야구 선수로 뛴다. 야구를 직접 하니까, MLB에 지명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된 것 같더라. 예전에는 새벽에 훈련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아빠가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인정받아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묘하다. 최근 4년 동안 나는 아버지로 살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1년 동안은 아들이 야구하는 모습도 자주 보고, 일반적인 아버지 역할도 하고 싶다. -- 기억에 남는 지도자가 있다면. ▲ 정말 좋은 지도자를 만나 빅리거가 될 수 있었다. 특히 야구를 시작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정장식 감독님, 고교 은사 조성옥 감독님이 생각난다. 두 분 모두 고인이 되셨다. 살아 계셨다면, 이 자리에 모셨을 것이다. 두 분을 내 마음속에 묻었다. -- 미래의 코리안 빅리거를 예상해보자면. ▲ 한국에서 직접 본 선수 중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MLB행 가능성을 가장 크게 봤고, 실제 MLB에 진출했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김혜성(키움 히어로즈)도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다. MLB에는 '평균적인 선수'가 없다. 매 타석에서 1선발로 상대하는 기분이다. 그만큼 어려운 무대지만, 한국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으니 새로운 빅리거가 탄생하길 기대한다. -- 팬들이 한국 최고 타자 순위를 '추강대엽' 순으로 부르는데. ▲ 나는 빼달라. 정말 부담스럽다. 이승엽 선배님과 친구 이대호가 이룬 성과와는 견주기 어렵다. 이승엽 선배, 이대호가 MLB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었다면, 나보다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미국에서 뛰었다고 다른 타자들보다 우위로 평가받을 수 없다. 이승엽 선배는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최고 타자다. 이대호도 훌륭하다. 이승엽 선배와 이대호가 내 앞에 있는 게 맞다. 농담을 한마디 덧붙이자면, 강정호는 MLB에서 뛴 시간이 짧았으니, 뒤로 가야 하지 않을까. -- 25년 동안 응원해준 팬들에게 인사하자면. ▲ 내가 미국에서 뛸 때 내 경기를 보면서 아침을 시작한다는 팬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국에서 은퇴 사인회를 하면서 '멀리서 보던 추신수 선수를 가까이에서 보게 돼 기쁘다'는 말도 들었다. 그런 말씀에 마음속으로 울었다.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한국 야구에 도움이 될 일을 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다시 태어나도 야구 선수로 뛰고 싶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4-11-07 16: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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